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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wing Stars] 별은 빛난다.

Psychedelic COSMOS 2024. 3. 26. 10:17

세상의 거의 모든 것들은 호불호好不好가 갈린다. 양갱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바다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연필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호불호는 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가치 척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에 보통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겠지만, 그런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람이 될 수도, 물건이 될 수도, 음식이 될 수도, 장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호작용이라는 것은 항상 일시적이다. 사람은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변하고, 물건은 낡거나 고장 나고, 음식은 먹으면 없어지고, 더 이상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장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변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허황된 영원불멸의 것을 좇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을 좇는 것이 의미가 없진 않다.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은 그만의 가치를 가진다. 나를 시험하고 비판하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그대로인 그것은, 거꾸로 변화하는 나를 비춰준다.

 

별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본적이 없다. 별에 대해서 만큼은 호불호가 별로 없다. 별은 나에게 해를 끼칠 일도, 도움을 줄 일도 별로 없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서 모두를 위해 공평하게 빛나고 있다. 그래서 좋고 싫음을 떠나 나를 비춰 보기에 별 만한 것이 없다. 밝아진 밤하늘 속의 별을 찾아보며 내가 있는 곳의 발전을 느껴보기도 하고, 별들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 아래에서는 사랑을 속삭이며 둘 사이의 관계를 비춰보기도 한다.

 

물론, 몇몇 천문학자들에겐 별이 애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누구보다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천문학자 또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엔 별을 연구하는 천문학자가 매우 드물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별이 아주 멀리 있지만, 먼 우주를 보는 천문학자에게 별은 코앞에서 매일 보는 땅과 같다. 딛고 서있을 수만 있다면 땅바닥에 코를 박고 자세히 볼 일이 거의 없다. 자세히 보지 않기에 별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일도 거의 없다. 아마 다들 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거의 없다고 여길 것이다.

 

그래서 별은, 재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이미 수도 없이 겪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아주 자세히 별을 볼 수 있다. 마치 땅에 돋보기를 대고 쳐다보듯이,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을 자세히 뜯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낸 태양과 별의 이야기가, 거대한 우주와 그 역사를 그려내기 위한 시작점이 된다.